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29.


《덧없는 꽃의 삶》

 피오나 스태퍼드 글/강경이 옮김, 클, 2020.9.15.



읍내에 있는 고흥교육지원청에 간다. ‘학교밖 아동 특별돌봄지원금’을 받으려면 따로 글을 써야 한단다. 작은아이가 함께 가겠노라 한다. 14시 버스를 기다리는데 안 온다. 30분을 멀뚱히 마을 앞에 서서 기다리며 시집 한 자락 다 읽었다. 집으로 돌아가서 집안일을 조금 하다가 15시 버스를 탄다. 시골에서 시골버스는 손님이 없기도 하다만, 버스일꾼은 버스때에 맞추어 굽이굽이 돌을 노릇이리라. 그렇게 하라고 군청에서 이바지삯을 받지 않는가. 버스때를 어기고 안 다니는 일이 너무 잦은데, 차라리 시골버스를 다 없애고 택시를 태울 일이지 싶기도 하다. 해마다 군청에서 버스회사에 주는 돈을 택시로 돌려 ‘그때그때 타도록’ 해도 돈이 훨씬 적게 들리라. 《덧없는 꽃의 삶》을 읽으며 꽃삶을 헤아리려는 글쓴이 마음을 만난다. 책이름에 ‘덧없는’이 붙길래 꽃넋을 뜬금없이 읽으려나 싶었지만 그렇지는 않더라. 낱말 하나는 수수하면서 깊다. 아무 뜻이 없다고 여기더라도 숱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 ‘학교 안 어린이’는 여러모로 배움돈을 많이 받지만 ‘학교 밖’은 0원이다. 모두 똑같이 세금을 내는데 말이지. 틀에 가두려고 ‘학교 안’에 엄청나게 돈을 들일는지 모르리라. ‘덧없는’ 길에 물들도록. ‘가없는’ 길을 모르도록.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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