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28.


《정원가의 열두 달》

 카렐 차페크 글·요셉 차페크 그림/배경린 옮김, 펜연필독약, 2019.6.20.



청주에서 아침을 맞이한다. 청주는 서울하고 달리 곳곳에 우람나무가 많다. 여느 길거리하고 마을에 나무가 우뚝우뚝 선다. 큰고장에 살더라도 서울보다 청주가 훨씬 낫지 싶다. 나무그늘을 누리지 못한다든지, 나무바람을 맛보지 못한다면, 다들 시들시들하지 않을까. 조치원으로 건너가서 기차를 타려는데, 조치원은 나무가 적다. 어쩐지 나는 어디를 가도 나무가 얼마나 있는지, 풀밭이나 들꽃은 어디에 어느 만큼 돋는지 눈여겨본다. 풀내음이 흐른다면 그 고장은 아름답고, 풀내음이 짓밟힌다면 그 고장은 매캐하구나 싶다. 순천에서 기차를 내려 고흥으로 돌아온다. 순천 자전거집에 맡긴 자전거를 받았다. 톱니에 기름을 치덕치덕해 놓았기에 그곳 일꾼은 자전거 손질을 모르는구나 싶었는데, 막상 달려 보니 사슬이 자꾸 풀렸고, 그만 와당탕 자빠질 뻔했다. 안 자빠졌지만 정강이랑 팔뚝에 큰멍이 들어 아프다. 《정원가의 열두 달》을 새로 읽는다. 예전에 읽었으나 줄거리가 안 떠올라 천천히 되읽는다. 새 옮김말이 아쉽다. 풀꽃나무 마음을 헤아리며 옮기면 훨씬 나을 텐데. 그저 ‘바깥말 → 우리말’로만 따지면 그럭저럭 읽을 만해도, 풀빛을 사랑하는 글쓴님 넋에 다가서기는 어렵다. 다시 나온 대목만으로도 고맙지만 …….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