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21


《삶과 믿음의 敎室》

 이오덕 글

 한길사

 1978.12.20.



  헌책집을 다니면서 이오덕 어른 글씨가 남은 책을 곧잘 만났습니다. 둘레에서는 “어떻게 그런 글씨가 남은 책을 자주 만나요?” 하고 묻는데 “하루에 두서너 곳씩 날마다 여러 헌책집을 두루 다니다 보면 으레 만나요.” 하고 들려주었습니다. 어쩌다 찾아간 곳에서 뜻밖에 만나는 날도 있겠지만, 나라 곳곳 헌책집을 꾸준하게 찾아들면서 낯익은 책이든 낯선 책이든 안 가리고 모두 새겨읽으려고 집어들어 펼쳐서 읽다 보면 ‘지은이 손글씨’는 살몃살몃 고개를 내밉니다. 《삶과 믿음의 敎室》에 남은 이오덕 어른 글씨는 1998년 겨울에 처음 만났습니다. 함께 헌책집마실을 다닌 분이 고려대학교 곁 조그맣고 오랜 집에서 동생하고 지내며 교사를 꿈꾸었는데, 마침 그날 찾아간 〈새한서점〉 책꽂이 한켠에 있는 이 책에 글씨가 있더군요. 책마실벗은 “난 읽은 책이라서 눈여겨보지 않았는데.” 했고, “전 읽은 책이어도 아직 이 책을 모를 분한테 건네주고 싶어 새삼스레 집어서 살피곤 해요. 자, 앞으로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아이들을 사랑해 주셔요.” 하면서 내밀었습니다. 2020년 가을에 서울 은평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 《삶과 믿음의 교실》 이오덕 어른 손글씨를 새로 만납니다. 이제 이 글빛은 제가 품을게요. 고맙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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