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22.


《강아지가 된 칼렙》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최순희 옮김, 느림보, 2005.11.25.



순천 헌책집 〈형설서점〉 지기님이 찾아오신다. 여러모로 나누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백년가게’란 이름으로 나라에서 이바지하려는 일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 〈형설서점〉은 1982년부터 이어온 책집인데 거의 마흔 해에 이르는 책살림이다. 올해까지 서른아홉 해라면 앞으로 고이 이어 머잖아 온해(100해)에 이를 만한 터전이라고 본다. 헌책집이 ‘백년가게’ 이름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밤새 생각을 기울여 글종이 25쪽 부피로 글 하나를 여민다. 마을새책집도 마을헌책집도 거의 안 다니다시피 하는 벼슬아치(공무원)가 책집·마을책집·헌책집이라는 얼거리를 읽고 느껴서 생각하도록 글을 쓰자니 만만하지 않다만, 다 쓰고 나니 보람차다. 《강아지가 된 칼렙》을 두고두고 읽는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그냥 읽고, 나중에는 아버지가 몽땅 글손질한 책을 새로 읽는다. 어린이책인데 옮김말은 참으로 아쉽다. 윌리엄 스타이그 님은 틀림없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쉽게 풀어낸 영어’를 썼을 텐데, 어째 우리말로 옮길 적마다 얄딱구리한 번역 말씨에 일본 한자말이 춤춘다. 칼렙이란 사람이 곁님하고 나누는 따사롭고 깊은 사랑을 헤아리면서, 둘이 마음으로 지필 살림을 들려주는 아름책인데.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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