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좋은 밥 : ‘좋은 밥’을 잔뜩 먹어도 ‘바람·해·물’을 누리지 못하면 몸이 아프다. ‘바람·해·물’을 누리면 ‘아무 밥덩이’가 없어도 튼튼하다. 서울 한복판에 살면서 ‘좋은 밥’을 아무리 찾아나선들 몸은 아프기 마련이다. 서울 한복판에 살더라도 ‘바람·해·물’을 제대로 누리는 길을 찾고 생각하고 가꾸고 짓고 돌보면서 나눌 적에는 누구나 튼튼하다. 시골에서 살지만 ‘좋은 밥’만 살필 뿐 ‘바람·해·물’을 헤아리지 않으면 여느 서울내기처럼 똑같이 아플 테지. 우리 몸은 밥덩이가 아니라 ‘바람·해·물’을 바란다. 우리 몸은 ‘좋은 밥’이 아닌 ‘바람·해·물’을 받아들이면서 아름다이 피어난다. 구태여 밥을 먹고 싶다면 ‘좋은 밥’이 아니라 ‘사랑으로 지은 밥’을 먹거나 ‘어떤 밥덩이라도 사랑으로 맞아들여’서 누릴 노릇이다. 1994.9.1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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