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12


《소꿉》

 편해문 글·사진

 고래가그랬어

 2009.7.1.



  갈수록 ‘그냥 사진책’은 자리를 잃지 싶습니다. 누구나 사진을 찍고 어디에서나 사진을 담는 삶으로 퍼지면서, 사진밭은 ‘외곬 예술’로 기울기까지 하는구나 싶어요. 사진길을 걷던 적잖은 분은 여태 ‘사진은 예술인가 아닌가?’를 놓고 온갖 말을 쏟아내었습니다. 삶자리에서 수수하면서 즐겁게 찍고 나누는 사진은 마치 사진이 아니기라도 한듯 밀쳐내고, 뭔가 이리 꾸미고 저리 만들면서 ‘알쏭달쏭한(형이상학)’ 빛만지기 놀이가 되어야 비로소 사진이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이 나라 문학비평은 갖은 일본 한자말에 번역 말씨에 영어까지 범벅말이기 일쑤인데, 사진비평은 가장 끔찍하다 싶도록 범범말입니다. 삶을 등진 비평이요, 살림길을 등돌린 예술 사진으로 치달아요. 《소꿉》은 범벅잔치인 사진밭에서 이슬꽃처럼 태어난 사진책입니다. 이 나라에서는 자취를 감춘 어린이 놀이인 ‘소꿉’을 아시아 여러 나라를 돌며 같이 즐기면서 신바람으로 담아냈어요. 문득 돌아보면 아직 이 나라에 소꿉놀이가 마을 빈터나 들판마다 춤출 적에 소꿉을 사진으로 찍는 어른이 없다시피 했지요. 곁살림을 담기에 글입니다. 곁삶을 찍기에 사진입니다. 삶이 책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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