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17


《왜 이제 오셨소》

 너머 글·그림

 심다

 2019.10.26.



  출판사를 안 거치고서 책을 내는 분이 늡니다. 애써 지은 책을 굳이 국립중앙도서관에 안 넣는 곳이 늘어납니다. 이러한 책을 ‘독립출판물’이라고도 합니다만, 저는 ‘혼책’이나 ‘손지음책’이라는 이름으로 가리켜요. 샛장수(도매상)하고 누리책집(인터넷서점)을 등지겠다는 혼책이요, 그때그때 스스로 즐거운 길을 살피며 손수 짓겠다는 손지음책입니다. 혼자 짓는 책에 따로 출판사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돼요. 손수 지어 선보이는 책에 재미나게 출판사 이름을 붙일 만합니다. 그리고 조촐하게 마을책집을 가꾸면서 알맞춤하게 혼책을 내놓을 수 있어요. 《왜 이제 오셨소》는 전남 순천에 뿌리를 내린 마을책집 〈책방 심다〉에서 펴낸 손지음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할머니를 마주하는 삶을 그리고, 할머니 마음을 읽으려는 눈빛을 들려줍니다. 이 혼책을 천천히 읽으면서 ‘집집마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를 이렇게 수수하게 담아서 나누면 좋겠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이 손지음책을 차분히 돌아보면서 ‘우리가 저마다 무엇을 사랑하고 꿈꾸는가를 이처럼 스스럼없이 펼치며 노래하면 좋겠네’ 싶어요. “왜 이제?”라기보다는 “이제부터!”예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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