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06


《성적이 좋아지고 참사람 되는 길 1》

 와다 시게마사(和田重正) 글

 유응렬 엮음

 대범사

 1965.4.10.



  배움터 아닌 학교이기에 ‘점수’를 매기고 ‘성적’으로 가릅니다. 배우는 터전에서는 점수를 안 가리고 성적을 안 따져요. 호미질·낫질·삽질을 점수로 매기거나 성적으로 갈라야 하지 않아요. 아기한테 젖을 물리고 오줌기저귀를 삶아서 널 적에 점수나 성적을 봐야 하지 않아요. 풀꽃씨를 받아 푸르게 우거진 풀숲을 가꾸는 길에 점수나 성적은 덧없어요. 누구나 배우는 길이라면 모든 사람이 스스로 솜씨를 키울 때까지 찬찬히 지켜보고 도와요. 몇몇만 뽑아서 으뜸을 내세우려 하니 ‘점수·성적·학교·졸업장’으로 잇달으면서 위아래가 생겨요. 《성적이 좋아지고 참사람 되는 길 1》는 1965년에 나옵니다. 그맘때에도 “성적이 좋아지는 길”에 목을 맨 사람이 많았군요. 더구나 그런 책을 일본말에서 옮겼어요. ‘참사람’하고 ‘성적’이 나란할 수 있을까요? 참사람으로 살면서 성적을 눈여겨볼 일이 있나요? 우리 스스로 아직 참사람이 아니거나 아예 참사람을 안 바란 터라 성적에 눈빛이 흐리지 않는가요? 배움터일 적에는 한 사람도 안 내칩니다. 삶터일 적에는 한 사람도 안 괴롭힙니다. 사랑터일 적에는 한 사람도 안 따돌립니다. 숲터일 적에는 누구나 싱그럽게 노래합니다. ‘셈값’을 내려놓아지 싶어요. 참길을 같이 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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