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02


《暴政12年 第一輯 景武臺의 秘密》

 김석영 글

 평진문화사

 1960.5.30.



  우두머리랑 벼슬아치가 선 뒤부터 사람들이 느긋하거나 아늑하거나 즐겁게 살아가는 숨통을 튼 적이 있나 하고 돌아보면, 글쎄 아예 없지 싶습니다. 지난날 조선·고려·발해·고구려·백제·신라·가야·부여·마한·진한·변한·옛조선 같은 이름일 적에 하루라도 조용히 발뻗고 쉴 겨를이 있었나 하고 되새기면, 아무래도 참 없었네 싶어요. 일제강점기에 들어서고, 남북이 갈리고, 피튀기며 싸우고, 군홧발로 억누른 뒤에는, 돈벌이랑 고장다툼에 대학바라기로 어수선합니다. 《暴政12年 第一輯 景武臺의 秘密》은 남녘·북녘으로 갈린 자리에 남녘 첫 우두머리가 얼마나 마구잡이였는가를 밝히려는 책꾸러미 가운데 첫걸음입니다. 1948년부터 1960년까지 바람 잘 날이 없던 나날이라면, 드디어 ‘마구쟁이 우두머리’를 몰아낸 다음은 어땠을까요? ‘나라가 없으면 어떻게 사느냐?’고 묻는 분이 있습니다만, 마을은 우두머리 힘으로 굴러가지 않아요. 우두머리가 있어야 풀꽃나무가 자라지 않습니다. 벼슬아치가 있어야 잠자리나 벌나비나 새가 날지 않습니다. 흙살림꾼이 등허리가 휠수록 농협은 되레 돈이 흘러넘칩니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만나 사랑이 피어날 적에 아이를 낳고, 보금자리가 태어납니다. 사랑일 때에만 삶이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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