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19.


《맛보다 이야기》

 나카가와 히데코 글·선현경 그림, 마음산책, 2013.5.25.



곁님이 새벽 네 시 무렵 깨어 마당에 나오더니 “우아, 별 많다. 여보, 저기 하늘에 뿌연 게 뭐예요?” 하고 묻는다. “잘 봐. 하늘에 구름은 하나도 없어.” “설마 저게 은하수?” “그동안 늘 봤으면서 벌써 잊어버렸어? 하늘에 뿌옇게 보이는 무리는 모두 별뭉치인 미리내이지.” 드디어 한밤부터 새벽 네 시 사이에 미리내를 만난다. 바야흐로 쏟아지는 별빛을 즐긴다. 올여름에는 그야말로 쉬잖고 비가 오느라, 비가 그쳤어도 구름이 짙게 낀 터라, 밤하늘빛을 누릴 틈이 없다시피 했다. 생각해 보니 올여름은 별밤마실을 못 다녔다. 지난해까지는 네 사람이 한밤에 손을 잡고 ‘전깃불빛 하나도 없는 들길’을 찾아서 걷다가 벌렁 드러누워 별바라기를 했는데. 《맛보다 이야기》를 읽는다. 읽다 보니 이분 다른 책을 읽은 적이 있다고 떠오른다. 밥살림을 새롭게 펴고 싶은 마음으로 걷는 길을 수수하게 적는다. 밥살림을 집안뿐 아니라 집밖에서도 펴는 동안 이녁 곁님하고 아이들이 꽤나 시큰둥해 한다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읽는다. 마땅한 노릇이지만, 글쓴님 곁님이나 아이들은 ‘함께 짓고 같이 차리고 나란히 누리고 복닥복닥 치우는 살림길’을 나아가야 비로소 시큰둥시큰둥을 멈추리라. ‘다 된 밥’은 그만 주고 ‘같이 짓’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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