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13.


《종이약국》

 한국서점인협의회 엮음·강창래와 열여섯 사람 글, 북아이북, 2020.9.15.



고등학교 1학년이던 1991년까지는 ‘남들이 많이 보는 책’을 손에 쥐었다면, 이듬해인 1992년부터는 ‘스스로 생각을 살찌울 책을 내 나름대로 찾아내기’로 바꾸었다. ‘남들이 많이 보는 책’이 그럭저럭 재미는 있되, 깊이나 너비까지는 없구나 싶더라. ‘스스로 생각을 살찌울 책을 내 나름대로 찾아내’자면 품이나 겨를을 많이 써야 하는 듯하지만, 어느 책에서든 실마리를 얻고 수수께끼를 풀면서 차츰 눈썰미를 키울 만하다. 《종이약국》은 한국서점인협의회 책집지기가 뜻을 모아서 엮은 책. ‘베스트셀러·스테디셀러’가 아닌, 스무 자리에 맞추어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책을 들려주면 좋지 않겠느냐는 마음을 모은다. 열일곱 사람이 저마다 여러 책을 추려서 ‘이러한 때에 맞추어 이러한 책을 읽으면 어떨까요?’ 하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때에 책을 맞추어’ 읽기보다는, ‘책을 우리 때나 자리에 맞추어’ 새기면 되겠지. 때에 맞음직한 줄거리인 책을 읽어도 나쁘지 않다만, 아름다운 책을 어느 때이든 곁에 두면서 마음을 새롭게 새기면 더없이 즐거우면서 빛날 테니까. 마침 《책숲마실》이 거의 나란히 나왔다. 종이가 빛이 된다. 빛이 되는 종이가 책으로 피어나 마을책집에 깃든다. 이 마을책집을 숲으로 삼아 마실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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