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12.


《직업으로서의 음악가》

 김목인 글, 열린책들, 2018.11.5.



맑았다가 흐리다가 비. 요즈음 날씨가 이렇다. 아니, 올해 날씨가 이렇다. 때로는 비오다가 맑다가 흐림. 때로는 흐리다가 맑다가 비. 나는 스무 살부터 제금을 나서 살며 언제나 하늘바라기 빨래를 했다. 햇볕이랑 바람에 옷가지하고 이불을 말렸지. 빨래를 하자고 생각할 적마다 큼큼 바람기운을 살핀다. 여느 때에도 바람결은 늘 헤아리지만, 빨래를 할 적에는 ‘어느 만큼 볕바람을 먹여야 바짝 마를까’ 하고 어림한다. 바깥마루 비막이천을 아홉 해 만에 새로 장만했지 싶다. 그동안 쓰던 비막이천은 햇볕이랑 비에 많이 삭았다. 새 비막이천을 덮으니 비 한 방울 스미지 않는다. 몇 만 원 하지 않는 비막이천이지만 아슬아슬한 살림돈을 핑계로 이제서야 장만했지. 《직업으로서의 음악가》를 읽는데 퍽 힘들다. 글에 겉멋이 꽤 짙다. 그저 삶을 담으면 될 텐데 자꾸 꾸미려 하고, 거듭 치레하려 한다. 노래를 짓고 부를 적에 ‘듣는이’가 좋아할 만한 가락이나 결을 생각하다 보니, 글로 자리를 옮겨도 ‘읽는이’가 좋아할 만한 글멋이나 글치레로 기우는구나 싶다. “직업으로서의 음악가”는 어느 나라 말일까? 모르겠다. “노래라는 일”을 바람처럼 노래하듯 쓰기를 빈다. “노래하는 길”을 별빛처럼 스스로 환하게 적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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