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9.


《요괴희화 2》

 사토 사쓰키 글·그림/고현진 옮김, 애니북스, 2019.12.27.



구름밭을 누린다. 뒤꼍에 서도 구름물결을 누리고, 작은아이를 샛자전거에 태워 함께 들길에 서도 확 트인 하늘에 가득한 구름더미를 누린다. 아파트도 가게도 없는 시골이니, 빙 두른 멧자락을 포근히 덮는 구름을 한가득 담는다. 하늘을 똑 갈라서 보면 왼켠 구름이랑 오른켠 구름이 다르다. 앞에서 보는 구름하고 뒤켠에 흐르는 구름이 다르다. 고개를 꺾어 올려다보아도 구름이 다르지. 구름으로 퍼지는 빛살이 다르고, 겹겹이 퍼지는 구름빛도 다르다. 한두 조각 구름이 아닌 어마어마하다 싶은 떼로 달리는 구름을 보노라니, 구름이 그냥 물방울덩이일 턱은 없겠구나 싶다. 《요괴희화 2》을 본다. 일본 도깨비 이야기이다. 일본에서는 이런저런 도깨비가 참 많구나. 우리한테는 어떤 도깨비가 있을까. 우리는 어떠한 도깨비가 사람들 곁에서 춤추거나 이야기를 남길까. 어느덧 도깨비는 가뭇없이 잊은 채 사람 스스로 악다구니가 되어 사납거나 매몰차거나 차가운 꼴은 아닌가. 도깨비는 사람을 놀래킬 뿐인데, 사람이란 녀석은 ‘사람탈’을 쓰고서 이웃·동무를 물어뜯거나 혼자 잘났다면서 막말을 퍼붓거나 까불거나 막짓을 해대지 싶다. 썩은 벼슬아치가 넘치는데 썩은놈을 감싸는 이가 꽤 된다. 사람됨을 잃은 푸른지붕에 촛불을 보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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