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82


《世界一周無錢旅行記》

 김찬삼 글·사진

 어문각

 1962.1.10.1벌/1962.1.20.2벌



  돈이 넉넉하기에 여러 나라를 다닌다고는 여기지 않습니다. 마음이 없으면 어느 나라에도 못 갑니다. 돈이 없더라도 배를 타며 일한다든지, 맨몸으로 뛸 만하고, 자전거를 찬찬히 달리며 이 별을 돌기도 합니다. 《世界一周無錢旅行記》는 1962년에 처음 나오며 엄청나게 눈길을 끌었어요. 김찬삼 님은 이 책 뒤로 ‘세계여행’을 꾸준히 다니면서 글하고 사진을 남겼지요. 좀처럼 알기 힘들다고 할 만한 나라밖 이야기를 글·사진으로, 무엇보다 그때그때 마주한 이웃살림을 바로바로 그려낸 대목에서 돋보였어요. 다만 이분 책을 읽으며 ‘더 많은 나라를 다니기’보다는 ‘더 천천히 더 느긋이 더 깊이’ 스며들면 어떠했으랴 싶더군요. 모든 나라에 발을 디뎌 보아도 나쁘지 않지만, ‘스쳐 지나가는 나라’가 아닌 ‘사람이 사랑으로 살림을 하는 보금자리 곁에 있는 숲’을 들려준다면 더없이 아름답겠다고 생각해요. 혼자 여러 나라를 돌며 ‘슬픔’을 털어냈다고 하는 손미나 님은 ‘세계여행 책’을 2020년 가을에 내놓던데요, 돌림앓이판인 요즈음 흐름하고 얼마나 어울릴 만하려나요. 집콕을 하든 마실을 하든 내가 나를 볼 노릇입니다. 즐겁게 살림하는 하루를 지으면 슬플 겨를이 없지 싶어요. 아이들 먹을 밥을 지으며 노래합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