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5.


《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1》

 우루시바라 유키/정은서 옮김, 대원씨아이, 2020.8.31.



책숲에 찾아온 분이 고흥하고 얽힌 여러 가지를 알아보신다고 한다. 고흥군립도서관이나 고흥문화원에 없는 몇 가지 책하고 고흥 시골버스에서 쓰던 버스표라든지 이모저모 보여준다. 구태여 ‘문화·역사·설화’ 같은 이름은 안 쓰면 좋겠다. 그저 ‘이야기’이다. 일제강점기나 조선 무렵 이야기도 있을 테고, 백제 무렵 이야기가 있을 테며, 따로 나라란 울타리가 아니던 아스라한 지난날 이야기가 있을 테지. 책으로 남거나 책으로 묶은 줄거리만 찾는다면 어느 고장에서든 그곳이 걸어온 길을 못 읽는다. 호미나 낫을 언제부터 썼을까? 호미하고 낫이 얽힌 자취를 낱낱이 밝힌 글은 얼마나 될까? 살림으로 누리면서 마음으로 나누려는 눈빛일 적에 비로소 ‘마을살림(지역 문화)’을 들여다보겠지. 낮에 빗줄기가 조금씩 굵어 갈 적에 천등산 골짜기를 다녀온다. 촤랑촤랑 우렁차게 소리내는 골짝물을 첨벙첨벙 밟으며 낯을 씻으니 시원하다. 《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1》를 반갑게 읽고 큰아이한테 건네었다. 올해가 지나가면 큰아이한테 《충사》를 읽어도 된다고 이야기할 생각이다. 우리 삶자리에서 피어나는 숱한 모습이란 꿈같을 수 있는데, 이 꿈이란 늘 우리 생각에서 오고, 우리 몸짓에서 자란다. 모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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