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4.


《선생님, 더불어 살려면 어떻게 해요?》

 정주진 글·김규정 그림, 철수와영희, 2020.9.1.



어린이 옷을 장만하러 순천으로 가는 길에 《선생님, 더불어 살려면 어떻게 해요?》를 챙겨서 읽었다. 큰아이 옷을 장만하려는 길이었는데, 큰아이는 “오늘 몸이 많이 힘들어. 안 가고 싶은데?” 하기에 “그래, 그러면 네가 좋아하는 빛깔을 알려줘.” 하고서 큰아이가 바라는 옷을 듣는데, 막상 순천에 가서 여러 가게에 들르는데, 긴옷이 없다. 더구나 어린이 옷은 늘어놓지도 않는다. 아아, 이렇구나. 옷집마실을 하려고 했으나 아니네. 셈틀을 켜서 사야 하는구나. 하기는, 몇 해 앞서부터 우리 형이 “옷은 인터넷으로 사지 그래?” 그랬는데. 2019년까지는 그래도 옷집을 찾아가서 아이들 옷을 골랐다면 2020년에는 영 아니다. 한 벌도 못 사고 다리만 퉁퉁 붓는다.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에서는 찻길에 가득한 전깃불빛에 자가용 불빛으로 눈이 따갑다. 아, 눈가리개는 안 챙겼는데 눈이 너무 아프다. 참으로 이런 나라에서 “더불어 사는 나라”를 그릴 만할까? “더불어 사는 나라”란 뭘까? 자가용도 아파트도 부동산도 없이, 오직 사랑과 꿈과 살림과 노래로 아이를 돌보는 길이 없다면, 이 나라에서 “더불어 살아갈” 길이 있을까? 이 책은 알차지만, 나라·사회·학교는 영 엉터리이지 싶다. 더불어 살려면 숲을 나눠야 할 텐데.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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