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지식인 말잔치 : 《조국백서》이든 《조국흑서》이든 우리 삶길을 슬기로이 바라보도록 이끄는 이야기에서 한끗이라도 멀어진다면 지식인 말잔치로 그치겠지. ‘엄마아빠 찬스’나 ‘재산이랑 부동산’이나 ‘권력이나 이름값’이 하나도 없이, 오로지 사랑으로 아이들을 돌보면서 이 돌림앓이판에서 슬기로이 나아갈 길을 새롭게 밝히는 이야기로 나아가지 않을 적에도 지식인 말잔치에 그칠 테고. 이쪽이든 저쪽이든 ‘돈 이름 힘이 있는 쪽’을 감싸는 말은 모두 권력바라기라고 느낀다. 어떤 권력하고도 손사래치거나 홀가분한, 이러면서 숲을 마음으로 품고 몸으로 가꾸는 여느 사람들 목소리를 담아내려 하지 않을 적에도 지식인 말잔치일 터이다. 말잔치는 듣기 싫다. 가을 어귀에 풀벌레 노래잔치에 오시겠는가? 우리 집 뒤꼍에서 온갖 풀벌레가 하루 내내 싱그러이 노래잔치를 베푼다. 가을 들머리에 가랑잎이며 나락빛 물결잔치에 오시겠는가? 여름에 가랑잎을 떨구는 후박나무요, 슬슬 감나무하고 무화과나무를 비롯한 숱한 나무도 가랑잎을 떨굴 철이 다가온다. 이 잎빛잔치에 오시겠는가? 지식인 말잔치는 밀쳐 놓고서. 2020.8.29.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