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의 기법 1 - 대본 쓰기에서 그림 그리기까지
베르나르 뒤크 지음, 이재형 옮김 / 까치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306


《만화의 기법 1》

 베르나르 뒤크

 이재형 옮김

 까치

 2002.1.10.



  그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한테 조금이라도 이바지를 할까 싶어 《만화의 기법 1·2》을 장만해 보았습니다. 판이 끊어진 지 한참 된 터라 헌책집에서 어렵게 찾아냈어요.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며 시큰둥합니다. 만화님한테서 만화를 배운 적 있는 곁님은 좀 넘겨보더니 ‘너무 재미없다’고 한마디를 합니다. 이 책을 처음 장만하며 살필 적에 저도 그지없이 재미없기는 했습니다. 다만 미국·유럽에서는 이러한 붓결로 만화를 그린다는 얼거리를 보여줄까 싶어 장만했는데, 덧없는 일이었다고 깨닫습니다. 붓결을 얼핏 본다면 미국·유럽 얼거리를 조금은 엿볼 만할 테지만, ‘만화는 붓끝으로만 그리지 않’고 ‘만화는 삶을 바라보는 눈썰미로 그리’는 터라, 이 책이 매우 엉성한 줄 알아챌 만해요. 사람을 사람으로 바라보는 마음결이 없이, 이웃을 이웃으로 마주하는 눈빛이 없이, 숲을 숲으로 헤아리는 넋이 없이, 그저 이런 그림솜씨나 저런 그림재주를 다루기만 하는 《만화의 기법》이라면, 이는 ‘만화 기법’조차 아닌 ‘뻔한 줄거리로 틀에 박힌 이야기’를 퍼뜨리는 장난질에 그치리라 생각합니다. 아직 붓질이 서툴어도 ‘만화로 들려주려는 이야기’가 있을 적에 재미있습니다. 삶도 슬기도 사랑도 없이 무슨 만화가 될까요? ㅅㄴㄹ



몹시 위험한 라이벌보다 더 무시무시해서 주인공에게 최악의 시련을 안겨주는 동시에 또한 주인공으로 하여금 자신의 자질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바로 자연요소, 즉 맹렬하게 그를 공격하는 자연의 힘이다. 정말, 인간이 자신을 능가하는 힘과 싸우는 것보다 더 불안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태풍은 누구도 예측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몰려오는데, 맹목적이고 음험하고 무자비하며, 그 어떤 미치광이 독재자보다도 더 잔인하다. 밤은 불안하고 위험하고 음흉하다. 안개는 위선적이며 엉큼하다. 그리고 더위는 답답하다. (20쪽)


* 이처럼 ‘숲(자연)’을 터무니없이 바라보는데, 숲만 아니라 다른 살림도 외곬눈으로 바라보면서 만화로 그리라고 이끄니, 이 《만화의 기법》은 거의 쓰레기라 해도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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