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20.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미야모토 후쿠스케 글·그림/최형선 옮김, 미우, 2011.10.30.



서울서 아침 일찍 하루를 연다. 망원역 곁에 있는 길손집에서 묵은 터라, 코앞에 있는 ㅊ출판사에 찾아가서 얼굴만 내민다. 고흥에서 서울까지 왔으니, 요즈음 같은 때에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우나, 적어도 ‘서로 얼굴 보며’ 잘 계신지를 묻고서 다음 일을 하러 가자고 생각한다. 출판사 대표님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책 짓는 재미’를 잔뜩 잃었다고 말씀한다. 돌림앓이 탓에 ‘새책을 내놓고도 글쓴님하고 조촐하게 저녁자리를 아예 하지 못’하고, 출간계약서도 우편으로 주고받으니 ‘사람하고 사람을 이야기로 잇는 길’인 책을 내지만 ‘사람하고 사람을 마주하는 날’을 언제 되찾으려나 까마득해서 고단하다고 덧붙인다. 서울은 사람이 워낙 많으니 돌림앓이 하나로도 그야말로 큰고장이 통째로 멈춘 듯하다고 여길 만하다. 부디 이 서울이 숲을 되찾으면서 널널하기를 빌 뿐이다. 저녁에는 강아랫마을로 넘어가서 길손집을 새로 잡았고,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를 읽었다. 줄거리가 톡톡 튀는 만화이다. 우리 돈으로 치면 10억을 아이들한테 남기고 죽은 아버지는 ‘남긴 돈을 다트놀이’를 해서 ‘다 받거나 사회기부를 하거’나 하랬다지. 즐겁게 살자는 마음이 빛이다. 딱딱하면 웃음이 없다. 서울서 매미소리 못 들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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