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칸막이


1999년에 출판사 일꾼으로 들어갑니다. 이때에 ‘파티션’이란 이름을 처음 듣습니다. 뜬금없구나 싶어 “‘칸막이’ 말씀하시나요?” 하고 물으니 “칸막이가 맞는데, 여기서는 ‘파티션’이라고 해야 알아들어.” 하고 들려줍니다. 아리송했어요. 칸막이가 맞다면 ‘칸막이’라 하면 될 노릇일 텐데, 굳이 영어를 써야 할는지요. 깨끗하구나 싶기에 깨끗하다고 합니다. 비슷하게 ‘맑다’라든지 ‘정갈하다’고 합니다. 때로는 ‘하얗다’를 깨끗한 모습을 빗대는 자리에 써요. 하얀 빛깔은 겨울에 하늘에서 내리는 눈빛이라 할 만하다고 여겨 ‘흰눈’ 같다고 말할 만하고, 눈으로 가득 덮인 ‘눈밭’이나 ‘눈나라’라 해도 어울립니다. 즐겁게 누리면서 정갈하게 건사하고 싶으니 곁에 둡니다. 마음에 들으니 갖고 싶어요. 갖추어서 쓰고 보니 참 좋구나 싶어 이웃한테 장만해 주기도 하고, 이웃이 우리한테 마련해 줄 때가 있어요. 이야기를 품고, 세간을 놓고, 살림을 보듬고, 책 하나를 둡니다. 그리고 우리 삶자리가 어디에서나 들내숲이 푸르도록 돌보고 싶어요. 푸르게 빛나면서 해말간 숲들이 되기를 바라요. 새하얗게 빛나는 나라이기를 꿈꿔요. ㅅㄴㄹ


칸막이 ← 파티션, 분할, 분배, 분리, 구분, 구별

깨끗하다·맑다·말갛다·정갈하다·하얗다·눈나라·눈누리·눈들·눈들판·눈밭·눈바다·눈벌·눈벌판·해맑다·해말갛다·흰눈·눈빛·티없다 ← 순백, 순백의, 순백색, 순백색의

가지다·갖다·간직하다·갖추다·건사하다·차지하다·놓다·두다·지니다·있다·장만하다·마련하다·챙기다·품다·곁에 두다·돌보다·보살피다·보듬다 ← 소장(所藏)

들내숲·들숲·멧숲·숲들·숲내들·숲·땅·나라 ← 산하(山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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