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숙박대전 : 서울 망원나루 둘레에서 하루 4만 원을 치르고 길손집에 든다. 이튿날 서울 신사나루 둘레에서 하루 5만 원을 치르고 길손집에 든다. 4만 원을 치른 곳은 열쇠 없고 칸이 참 조그맣다. 5만 원을 치른 곳은 열쇠가 있고 칸이 제법 널찍하며 자리가 있을 만하며, 씻는곳도 낫다. 1만 원이 눅더라도 떨어지는 데에서는 있고 싶지 않네. 5만 원도 10만 원도 아닌 1만 원 틈으로 확 다르네. 그나저나 이 나라는 ‘숙박대전’이란 이름을 내걸며 어느 누리판으로 들어가서 호텔에 묵으면 에누리를 받는다고 떠들다가 슬그머니 치웠다. 어느 켠에서는 작은모임조차 하지 말라 하면서, 다른 켠에서는 두루 나들이를 다니라 한 셈이지. 더구나 영화 보는 삯을 엄청나게 밀어주었고, 바깥밥을 사먹는 돈마저 밀어주더라. 나라지기나 벼슬아치는 무슨 머리로 무슨 일을 하는 노릇일까? 8월 쉼철에 사람들한테 뭘 베풀고 싶다면, 책 몇 자락 사서 읽을 돈을 밀어주기를 빈다. 어린이·푸름이를 비롯해 할머니·할아버지한테도 다달이 5만 원쯤을 책을 사서 읽는 돈을 밀어준다면, 이 나라가 조금쯤 생각하며 일하는구나 하고 여길 텐데. 그나저나 작은 길손집은 숙박대전 이바지를 못 받기도 하지만, 그 누리판에 알림돈을 내고 이름을 올린 곳이어야만 숙박대전 이바지를 받는다고 하더라. 참말 무슨 멍청짓일까. 2020.8.2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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