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14.
《바람의 새 집시》
마리 프랑스 슈브롱 글·마틸드 마냥 그림/박정연 옮김, 같이보는책, 2015.6.17.
그림책 하나란 어떠한 사랑일까 하고 돌아보곤 한다. 흔하디흔한 그림책이 아닌, 그리 어렵지 않게 구경하는 그림책이 아닌, 이제까지 살아온 숨결을 사랑으로 담은 그림책이랑, 오늘부터 살아갈 슬기로운 살림을 새삼스레 얹은 그림책을 돌아본다. 《바람의 새 집시》를 처음 만난 날, 이 그림책이 참으로 놀랍구나 싶었다. 시원시원한 그림에 포근포근한 줄거리가 어우러진 그림책인데, 뜻밖에 거의 안 알려지거나 덜 읽힌 대목에도 놀랐고, 어쩌면 오늘날 이 나라에서는 제대로 읽히기 어렵겠네 싶기도 했다. 영어로는 수수하게 “Gipsy”란 이름으로만 나온 그림책이다. 새랑 동무가 되는 사람들 이야기를 새(까치) 눈길로 차분하게 보여주기만 하는데, “바람의 새”라는 말이, 아니 “바람새”라고만 하면 될 말이, 바로 ‘집시’란 발자취를 보여줄 단출한 한 마디로구나 싶었다. 틀에 박힐 뜻이 없이, 얽매일 생각이 없이, 언제나 홀가분하면서 즐겁게 하루를 누리려는 몸짓이기에 바람새이다. 풀꽃나무를 사랑하고 숲을 옴팡 껴안으면서 노래하려는 길이기에 바람새이다. 학교가 크거나 이름높아야 할까? 사람마다 스스로 눈부시면서 기쁘게 꿈꿀 노릇이지 않을까? 온누리 아이들한테 바람새 이야기가 마음으로 살며시 스며들면 좋겠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