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13.


《내게 아주 특별한 선물》

 베라 B.윌리엄스 글·그림/최순희 옮김, 느림보, 2005.5.16.



이제는 비가 걷히고 해가 나는 날이다. 그동안 기다리던 햇볕말리기를 한다. 집안에 있는 천살림이며 나무살림을 꺼내어 볕이 잘 드는 곳에 내놓고서 말린다. 한참 말리고서 뒤집고, 또 한참 말리고서 뒤집는다. 햇볕을 먹는다. 둘레에서는 장마가 끝나니 찜통이라고 말하던데, 한낮이 찜통은 아니다. 나무 곁에 서 보자. 나무가 베푸는 싱그러우면서 시원한 바람을 누려 보자. 우리 보금자리나 일터에 나무가 없다면 나무를 심자. 선풍기나 에어컨이 아닌 나무바람을 맞아들이는 삶터를 가꾸자. 커다랗게 올려세우는 시멘트집이 아닌, 우람하게 자라는 나무로 그윽한 숲이며 숲정이로 돌보자. 앞으로 나무가 우람한 숲을 누린다면 이 나무를 조금조금 얻어 나무집을 지을 만하겠지. 우리가 갈 길이라면, 숲에서 살림살이를 얻고, 숲을 사랑으로 돌보며, 저마다 숲돌이·숲순이로 사랑하는 마음을 기른다면 좋겠다. 《내게 아주 특별한 선물》을 오랜만에 되읽는다. 아이가 스스로 어떤 살림을 받거나 누리고 싶은가 하는 대목을 따사로이 그려냈다. 우리나라 그림님도 이런 그림책을 그리고, 이런 글책을 쓰면 좋겠다. 학교나 학원 얘기는 이제 그만 그리거나 쓰고, 시원한 바람 이야기를 그리고 쓰면 좋겠다. 나무 곁에 서며 가을이 코앞인 줄 느낀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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