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89


《숲속의 생활》

 헨리 소로우 글

 양병탁 옮김

 서문당

 1973.10.1.1벌/1981.11.25.6벌



  이제 《월든》으로 나오는 책은 한동안 《숲속의 생활》이란 이름으로 읽혔습니다. 이 책을 일본에서는 “森の生活”로 옮겼어요. 아무래도 일본책 이름을 그대로 따왔지 싶은데요, ‘월든이란 숲에서 지낸 날’, 간추려 ‘숲살이·숲살림·숲삶’입니다. 여러 사람이 옮긴 여러 판이 있는 책인데, 저는 1973년에 손바닥책으로 나온 판이 마음에 듭니다. 뒷주머니에 꽂고 다닐 만큼 가볍고 작기에 숲마실을 다니다가, 자전거를 타고 들길을 달리다가 쉴 참에, 낫질을 하고서 땀을 들일 즈음에, 슬쩍 꺼내어 조금조금 읽으면서 누릴 만해요. 큰고장으로 치달을 뿐 아니라, 손수 지어 수수히 나누는 살림을 낡아빠졌다고 얕보던 1800년대 미국 물결을 거스른 이야기는 1970년대나 1980년대뿐 아니라 1990년대 이 나라에서 읽히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싶어요. 글님이 말한 숲삶은 ‘전원생활’이 아닌 ‘숲을 마음으로 읽고 사랑하면서 스스로 숲이 되는 길’이에요. 돌림앓이가 확 불거진 2020년 뒤부터는 비로소 찬찬히 읽히면서 우리 마음에 숲빛이라는 길을 열 수 있을까요? ㅅㄴㄹ


“동이 트는 날이 또 있다. 태양은 새벽녘의 별에 지나지 않는다.”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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