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8.


《고양이 일상 도감》

 다나카 도요미 글·그림/햇살과나무꾼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0.2.2.



부추꽃이 핀다. 부추꽃이 핀다면 부추잎을 못 먹는다고 여기기도 하지만, 꽃대도 꽃잎도 맛있다. 흔히들 꽃이나 꽃대는 너무 세다고 하지만, 글쎄, 조금씩 누리노라면, 모든 풀꽃이 나물인 줄 여기면서 맞아들인다면, 꽃으로 보기에도 고우면서 가볍게 톡톡 끊어서 혀에 얹는 동안 새삼스레운 풀꽃노래가 스며드는 결을 즐길 만하다. 《고양이 일상 도감》은 집고양이보다는 들고양이 하루를 곰곰이 보고서 꼼꼼히 담으려고 했구나 싶다. 그린이는 여러 자리를 두루 담으려고 ‘섣불리 다가서기’도 해보고 ‘찬찬히 마주하기’도 해보았네 싶다. 서두르지 않되, 서두를 적에는 들고양이가 우리한테 어떻게 구는가까지 담아내었다고 할까. 책이름은 “일상 도감”이긴 한데, “들고양이 하루”쯤으로 부드러이 갈무리하는 길이 이 그림책을 한결 잘 드러낼 만하리라 본다. 그렇지. ‘하루’를 담는다. 아침 낮 저녁 밤에 이르는 하루를 그린다. 하루를 지켜보니 하루를 이야기한다. 하루를 오롯이 누리고서 하루를 즐겁게 편다. 오순도순 나누는 생각은 늘 곁에 있다. 먼발치에도 다른 이야기가 있기는 할 텐데, 우리 둘레에서 일어나는 싱그러운 물결 같은 살림살이를 하나하나 스스럼없이 마주하면 모두 아름다운 책으로 갈무리할 만하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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