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5.


《커다란 느티나무》

 하야시 기린 글·히로노 다카코 그림/이영미 옮김, 나무생각, 2011.4.20.



여러 가지 부채를 써 본 아이들은 플라스틱으로 찍거나 엮은 부채로는 하나도 안 시원하다고 알아챈다. 어른도 알지 않을까? 플라스틱으로 찍은 부채를 흔들면 플라스틱 내음이 퍼질 텐데, 이 부채로 어떻게 시원할까? 그러나 플라스틱 부채가 차고 넘친다. 대나무로 살을 대고 닥종이로 판을 댄 쥘부채야말로 더없이 시원하지. 누구보다 아이들이 잘 안다. 부채를 넉 자루 새로 장만한다. 아이들한테 그림을 맡긴다. 두 아이는 부채에 물감으로 척척 그림을 담는다. 그림이 다 마른 다음에 부치며서 하는 말, “와, 우리가 그림을 넣으니 부채질이 더 시원해!” 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바람이 불면 모든 사람이 나란히 시원하다. 시원할 뿐 아니라 푸르게 우거진 마음으로 물든다. 《커다란 느티나무》를 곁에 두고 읽는다. 느티나무는 폭 누우면서 새로운 길을 바라본다. 서울을 비롯한 큰고장은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 올리기를 되풀이하는데, 이런 아파트는 되게 비싸다. 터무니없는 값이다. 나무 한 그루 누리지 못하는 그런 시멘트덩이는 왜 비싸야 할까? 마당이 없고 아이들이 못 뛰노는 그런 시멘트더미에서 왜 살아야 할까? 나라에서는 ‘집값 걱정’에 앞서 ‘집다운 보금자리’로 숲을 가꾸는 데에 마음쓸 노릇이라고 생각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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