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75


《우리 대통령 리승만 박사》

 전성천 엮음

 공보실

 1959.3.26.



  군대에 있을 적에 중대장·행정보급관·소대장을 모두 둘씩 맞이했습니다. 이들을 문득 떠올리면 두 갈래예요. 둘레에서 하는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는 쪽이 하나라면, 둘레에서 어떤 말을 하는가를 곰곰이 듣고서 스스로 달라지려 하는 쪽이 하나입니다. 한쪽은 그야말로 막나가면서 제풀에 지치더군요. 한쪽은 좀 고약한 마음보라 하더라도 가끔은 장난을 걸거나 함께 어울릴 만했어요. 《우리 대통령 리승만 박사》는 ‘대통령’이면서 ‘박사’라는 이름으로 우쭐거리던 이가 걸어온 길을 오직 자랑으로 꾸민 책입니다. 이런 책을 나라에서 나라돈으로 찍어서 허벌나게 뿌렸지요. ‘공보실’이란 공보처요 국정홍보처일 텐데, 바른소리를 사람들한테 알리는 구실이 아닌, 허튼소리로 사람들 눈귀를 닫거나 퍼뜨리는 구실이었어요. 대통령이건 벼슬아치이건 ‘여느 사람을 돕는 심부름꾼’ 노릇을 하면서 나라돈으로 일삯을 받는 자리입니다. 이 대목을 잊고, 곁에서 바른말을 하는 사람을 멀리하면, 예나 이제나 어느 대통령이건 우쭐멋에 사로잡힌 독재자로 남겠지요. ㅅㄴㄹ


“이번에 리대통령각하 제84회의 탄신을 맞이해서 각하의 건강하신 모습과 일상생활 그리고 그간에 이룩하신 업적그대로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드리고저 《우리대통령 리승만박사》라는 책자를 엮어 보았읍니다.” (머리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