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 기행 - 우리 땅 나무들의 비밀 이야기
안승희 글.그림 / 길찾기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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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302


《나이테 기행》

 안승희

 길찾기

 2015.5.20.



  나무가 이 별에서 무엇을 하는가 하고 가만히 지켜보면, 모든 사람이 저마다 사람다운 숨결로 푸르고 씩씩하게 살림하며 살아가기를 바라는구나 싶습니다. 나무를 아끼는 사람은 언제나 아름답게 살고, 나무를 괴롭히거나 미워하거나 등지거나 마구 베는 사람은 으레 밉질이며 막질로 살아요. 《나이테 기행》은 나무를 둘러싼 이야기를 나무 곁에서 지켜보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나무 마음으로 조금 더 스며들지 못한 대목이 아쉽고, 나무보다는 나무를 둘러싼 사람살이랑 나라살이에 너무 많이 기운 대목이 아쉽습니다만, 나무를 그림감으로 삼으니 반갑습니다. 나무한테 마음으로 다가선다면 굳이 이런 사회나 저런 역사하고 얽힌 줄거리를 끼워넣지 않아도 얼마든지 ‘나이테 나들이’를 할 만합니다. 말 그대로 ‘나이테’를 읽으면서, 나무 눈빛으로 바라보는 길이라 한다면, 사람 눈길은 접어두면서 그리면 제대로 깊고 넓게 나무빛을 담아낼 만하리라 봅니다. 나무가 빨아들이거나 품는 물기운이란 노상 빗물입니다. 빗물이란 바닷물입니다. 바다에서 피어나 구름이 되다가 빗줄기로 바뀌어 내리니, 빗줄기·나무줄기·바람줄기·멧줄기처럼 이어가요. 나뭇잎이 바람에 살랑이는 소리는 그야말로 물결소리일밖에 없습니다. ㅅㄴㄹ



‘그때 나뭇잎 사이로 불던 바람소리가 지금도 파도소리처럼 들려온다. 이 나무의 나이테 속에는 어떤 사연이 새겨져 있을까? 왜 길 한가운데 자라나서 이렇게 잘려야만 했는지…….’ (19쪽)


‘조사결과 나는 핀오크라는 참나무 종류로 밝혀졌다. 그는 꽤나 황당해 했다. 하지만 내게 이름 같은 건 별 의미가 없다. 월계수가 아니라고 해서 그와 함께 살아온 세월이 달라지지는 않았을 테니까.’ (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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