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3.


《발레리나 토끼》

 도요후쿠 마키코 글·그림/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9.5.13.



달빛이란 무엇일까. 달은 스스로 빛을 못 낸다고 하며, 달 뒤켠에는 푸른별을 노리는 뭔가 있다고도 하는데, 사람들은 더 먼 별을 들여다보면서도 막상 달 뒤쪽을 들여다볼 생각을 안 한다. 참말로 달 뒤켠에 뭔가 있기에 수수께끼로 남기거나 모르는 척하는 셈 아닐까 싶다. 가만 보면 이 삶터 곳곳에 감춰진 이야기가 많다. 아니, 감춘 이야기라고 해야겠지. 꿍꿍이나 뒷셈이 있는 이들이 자꾸자꾸 뭔가 숨기지. 눈속임이라고 할까. 《발레리나 토끼》는 사람한테서 춤을 배우고 싶은 토끼 이야기를 들려준다. 토끼한테는 토끼춤이, 사람한테는 사람춤이 있을 텐데, 토끼가 사람한테 춤을 배우고 싶다면, 어떠한 몸짓이 될까? 문득 돌아보면, 사람은 이 별에서 함께 사는 모두한테서 춤을 배운다. 나뭇가지나 풀잎한테서도, 이슬이나 빗물한테서도, 두루미나 제비한테서도, 고래나 고등어한테서도 춤을 배우지. 사람은 뭇이웃한테서 춤을 배우는데, 우리를 둘러싼 뭇이웃한테 사람살이 가운데 무엇을 보여주거나 들려주거나 알려줄 만할까? 지난날에는 사람이며 뭇이웃이며 즐거이 얼크러진 살림길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사람 스스로 몹쓸놈이 되어서 뭇이웃이 하나둘 사람 곁을 떠나거나 멀리하거나 손사래치는 나날은 아닐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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