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54


《에미는 先覺者였느니라, 羅蕙錫一代記》

 이구열 글

 동화출판공사

 1974.6.5.



  이구열 님은 2020년 4월 30일에 눈을 감습니다. 우리나라 첫 미술기자라는 이름을 알린 이분은 ‘길잡이’ 노릇을 했다지요. 그림을 읽는 눈길, 그림을 나누는 손길, 그림을 펴는 마음길을 차근차근 밝혔다고 합니다. 1971년부터 나혜석 님 이야기를 쓰기도 했고, 이 글은 《에미는 先覺者였느니라, 羅蕙錫一代記》라는 책으로 태어납니다. 이제는 나혜석이란 이름을 떠올리거나 다루거나 돌아보는 분이 무척 늘었습니다만, 이녁을 그리고 기리면서 갈무리한 사람이 없었다면 아마 어림도 없는 일이 아니었을까요. 그림판에서뿐 아니라 삶자락에서도 길잡이였던 사람이 있고, 이 길잡이를 헤아리면서 새롭게 길잡이가 된 사람이 있어요. 한 사람 두 사람 이어가는 길잡이는 앞으로 새 길잡이를 낳겠지요. 새 길잡이는 다시 새 길잡이를 이끌 테고, 또또 새롭게 태어난 길잡이는 거듭거듭 숱한 길잡이를 돌보는 눈빛이 될 테지요. 아직 아무 길이 없는 곳에서 처음으로 길머리를 잡습니다. 누구도 가지 않은 곳이지만 새벽이슬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뚜벅뚜벅 나아갑니다.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데 빙그레 웃으면서 춤추는 걸음입니다. 그래요, 꿈을 바라보기에 스스로 길을 내면서 이슬떨이가 되네요. 삶을 사랑하기에 길라잡이예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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