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55


《人間 톨스토이》

 로맹 로오랑 글

 박태목 옮김

 자선사

 1954.1.30.



  서울 이문동 외대앞역 가까이에 〈최교수네 헌책방〉이 있었습니다. 서라벌예대에서 교수를 하셨다는데 늘그막에 헌책집을 조그맣게 차렸어요. 날마다 열지는 않고 틈이 날 적에 아침이고 낮이고 저녁이고 열었어요. 1994년 어느 날 이곳에서 책을 사는데 책집지기 할아버지가 대뜸 《톨스토이 인생독본》을 건넵니다. 할아버지가 젊을 적에 읽으시던 책인데 이제 눈이 어두워 못 읽는다고, 이녁 헌책집에 찾아오는 대학생이 드문데 반가우면서 고맙다고, 할배가 꼽는 으뜸책이라면 바로 ‘톨스토이’라면서 이 책을 읽지 않고서 책을 읽었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깨알같은 글씨로 두툼한 책을 얼결에 받은 뒤부터 톨스토이라는 분이 남긴 글을 꾸준히 챙겼습니다. 《人間 톨스토이》는 톨스토이 스스로 쓰지는 않았으나, 톨스토이를 말한 책으로 손꼽히지요. 흙짓기에서 삶길을 찾고, 숲돌봄에서 살림길을 헤아리고, 바람결에서 사랑길을 살피는 마음으로 여민 글이 바로 톨스토이 글빛이리라 봅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 뜻을 마음에 새기면서 하루를 열까요. 이제 우리는 어떤 사랑으로 슬기롭게 노래하려는 생각을 꿈으로 지으면서 글을 여밀까요. 사람이 사람 되는 길이란 오직 사랑 하나이지 않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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