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30.


《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 1》

 시노하라 치에 글·그림/이지혜 옮김, 학산문화사, 2015.1.25.



아침에 매미 허물을 하나 본다. 모과나무 곁에서 돋은 모시잎에 남겨 놓았네. 요즈막에 비가 오래도록 많이 온 탓인지 허물은 온통 흙투성이. 매미는 허물을 벗을 적에는 흙투성이 아닌 아주 새몸이었겠지. 진흙은 허물에 남기고서, 이제 이 허물을 내려놓으면 하늘을 날며 바람을 노래할 수 있다는 꿈으로, 엉금엉금 한 발씩 떼면서 낡은 몸을 천천히 벗었겠지. 우리는 오늘 어떤 몸일까? 어제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낡은 마음을 날마다 털면서 새롭게 맞이하는 하루일까? 아프고 멍울진 몸을 나날이 씻으면서 새삼스레 가꾸는 아침일까? 《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 1》을 보고 나서 뒷걸음을 잇달아 장만해서 읽는다. 처음에는 사람사냥꾼한테 붙들린 탓에 모두 잃어야 했지만, 이내 사람사랑을 새롭게 꿈꾸는 마음으로 걸어가는 나날을 그리는 만화책이다. 다섯 해나 미루고서 읽는데, 그린님 다른 만화책을 열 몇 해 앞서 장만해 놓고 아직 한 쪽조차 안 펴기도 했다. 왜 진작 안 읽었을까 싶으면서도, 예전에는 다른 책을 보느라 바빴고, 다른 숱한 책을 읽어 왔기에 이 만화를 한결 넉넉히 맞아들일 만하지 싶기도 하다. 우리는 물로 씻고, 물이 되며, 이 물에 꿈을 담는다. 활짝 열어도 새우리는 새우리일 테고, 금으로 꾸며도 울타리는 울타리이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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