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62


《손에 손을 잡고, 노동자 소모임 활동사례》

 이선영·김은숙 글

 풀빛

 1985.3.30.



  2015년에 우리 집 큰아이는 여덟 살을 맞이했어요. 서로 오래오래 이야기한 끝에 ‘졸업장 학교’ 아닌 ‘우리 집 숲놀이터’에서 스스로 하루를 지으며 살림길을 누리기로 했습니다. 아이들 할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장으로 일을 마치셨는데, 손녀를 졸업장 학교에 안 보낸다고 하니 벼락처럼 성내면서 ‘학교 다닐 권리’를 뺏으면 안 된다고 소리를 높였습니다. 할머니는 “얘야, 난 어릴 적에 그렇게 학교에 가고 싶었는데, 너희 아이도 학교에 가고 싶어하지 않을까?” 하고 얘기했어요. 《손에 손을 잡고, 노동자 소모임 활동사례》는 1985년에 나옵니다. 이무렵까지, 또 이때 뒤로도 제법 오래, 웬만한 가시내는 배움터에 발을 디디기 어려웠고 국민학교만 가까스로 마치곤 했습니다. 집안을 먹여살리는 일순이 노릇을 하지만, 막상 나라나 마을에서 일순이를 높이 안 사거나 ‘못 배웠다’는 말로 깎아내리기 일쑤였어요. 아이들 할아버지가 성남시에서 초등 교장으로 일할 적에 그곳 아이들은 줄잡아 7∼8군데씩 학원을 다녔고 10군데 넘게 다니는 아이마저 수두룩했어요. 아이들은 왜 대학입시바라기로 살아야 할까요? 손에 손을 잡고 배울 삶빛이란 무엇일까요? 더 작고 푸르게 숲을 품는 어린이로 자라도록 도울 배움터가 피어나길 빕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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