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20. 무릎맞춤


“멈췄기에 망정이지, 그냥 달렸더라면 큰일이 날 뻔했다”는 말을 들으며 생각합니다. 말끝에 붙는 ‘망정’이란 한 마디가 꽤 깊어요. 숨을 돌린다는, 가슴을 쓸어내린다는, 마음을 토닥인다는, 바야흐로 근심걱정이 사라진다는 결이 흐릅니다. 사람들은 만날 적에 서서 만나기도 하고 앉아서 만나기도 합니다. 좀 떨어지기도 하지만 가까이 있기도 해요. 이런 여러 자리 가운데 ‘무릎맞춤’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무릎을 대고 마주하니까 서로 똑바로 쳐다볼 테지요. 두 쪽에서 하는 말을 낱낱이 들으려고, 또는 두 쪽이 어떤 마음인가를 환히 밝히려고, 무릎을 맞추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두 쪽은 어떤 눈으로 볼까요. 우리는 어떤 눈길로 마주할까요. 우리가 선 자리에 따라 생각도 셈도 마음도 다를 텐데, 무엇을 보면서 어떤 길을 살피려 하는가요. 꼭 지켜야 할 길이 있다면, 단단히 버텨야겠다는 자리가 있다면, 붙잡고서 놓치기 싫다는 때가 있다면, 어떠한 매무새로 마주하는가요. 밀어붙이거나 얽매이거나 매달리기도 하겠지만, 그대로 나아가기도 해요. 고이 이으면서 스스로 마음을 잡으려고도 할 테지요. 차분차분 다스립니다. ㅅㄴㄹ


망정 ← 괜찮다, 다행, 천만다행, 안도, 안도의, 안심, 불행 중 다행

무릎맞춤 ← 대질, 대면(對面), 삼자대면(三者對面), 중매(仲媒), 소개(紹介), 연계

눈, 눈길, 생각, 자리, 틀, 틀거리, 얼개, 얼거리, 보다, 바라보다, 생각, 생각하다, 마음, 따지다, 헤아리다, 살피다 ← 견지(見地)

지키다, 버티다, 내버티다, 따르다, 붙잡다, 잡다, 펴다, 나아가다, 가다, 밀다, 밀어붙이다, 매달리다, 얽매이다, 굳다, 같다, 똑같다, 그대로, 잇다, 이어가다 ← 견지(堅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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