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19. 그들나라


가꾸려는 손끝에서 곱게 태어납니다. 가다듬는 손길에서 새롭게 자랍니다. 갈고닦는 손빛에서 눈부시게 거듭나고, 어루만지는 손에서 즐겁게 샘솟습니다. 나무를 깎아 세간을 얻듯 차근차근 다듬습니다. 살림을 다루어 보금자리를 건사하듯 사랑을 되새기며 반가이 만납니다. 말 한 마디를 여미고 글 한 줄을 엮습니다. 이야기 한 자락을 추스르고 수다 한 판을 곱씹습니다. 혼자 움켜쥔다면 재미없어요. 몇몇만 휘어잡으면 따분합니다. 내로라하는 사람만 말해야 하지 않아요. 조용조용한 사람도 한 마디를 할 노릇이에요. 잘하는 사람만 도차지한다면 지겨워요. 못하는 사람도 자꾸 해보면서 솜씨를 키우면 좋겠어요. 이곳은 그들나라가 아닙니다. 이곳은 우리나라입니다. 여기는 그들잔치가 아니에요. 여기는 함께 지어서 누리는 잔치판입니다. 끼리끼리 주무르는 짓은 그들한테도 이바지하지 못해요. 얼크러져서 다듬고, 어우러지면서 손보고, 어깨동무로 만지작거리기에 비로소 모두한테 이바지합니다. 혼차지 아닌 함나눔으로 가면 좋겠습니다. 깔고앉아서 윽박지르는 몇몇이 아닌, 스스럼없이 나누면서 노래하는 모두가 되기를 바라요. ㅅㄴㄹ


가꾸다, 가다듬다, 갈고닦다, 갈닦다, 곱새기다 2, 곱씹다, 깎다, 다듬다, 다루다, 다스리다, 되새기다, 되씹다, 만지다, 만지작거리다, 만지작대다, 매만지다, 부리다 1, 새기다, 새김, 새김질, 손보다, 손질, 손질하다, 쓰다 3, 어루만지다, 여미다, 엮다, 짓다, 지어내다, 짓기, 짓는일, 추스르다 ← 조탁(彫琢)

쓸다·휩쓸다·움켜잡다·움켜쥐다·휘어잡다·잡다·거머잡다·거머쥐다·검잡다·검쥐다·주무르다·깔고앉다·해먹다·도차지·차지하다·혼자하다·혼차지·홀로차지·그들잔치·그들판·그들나라 ← 독점, 독점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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