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72
《고문과 조작의 기술자들》
조갑제 글
한길사
1987.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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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에 군사독재자 전두환을 끌어내렸으나, 이다음 살림길을 어떻게 가누어야 좋을까를 놓고 다툼판이 불거졌습니다. 나라지기는 바뀌어도 벼슬아치하고 먹물붙이는 그대로였어요. 《고문과 조작의 기술자들》을 써낸 조갑제 기자는 이 책 뒤로 맛간 길을 걷습니다. 조선일보사에서 너무 오래 일한 탓일까요. 한길이면서 고운 숨결일 적에 비로소 곧은붓이지 싶습니다. 샅샅이 캐내고 알아보는 손길도 대수롭지만, 푸르게 가꿀 삶터를 바라보지 않으려 한다면 그만 외곬이 될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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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독재정권 아래서 일제경찰 출신들, 그중에서도 특히 고등계 형사 출신들은 정권의 3대 파수꾼인 경찰, 특무대, 헌병의 중추부를 장악, 폭력배들을 외곽집단으로 이용하면서 권력에 충성을 다하였다 … 독립투사들을 고문한 손으로 민주투사들을 고문한 것이다. 4·19와 5·16은 8·15 때와 마찬가지로 일제경찰들을 단죄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들의 유산을 이어받았다. 이런 변신의 과정을 통해서 그들은 이 땅에 가치관의 전도, 고문, 용공조작, 그리고 교묘한 변명의 논리를 확산시킴으로써 사회정의를 황폐화시키고 관민간의 불신감을 조장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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