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25.


《말도 안 돼!》

 미셸 마켈 글·낸시 카펜터 그림/허은미 옮김, 산하, 2017.10.18.



“자전거 타기 좋은 하늘이네요.” 하는 한 마디에 자전거를 타기로 한다. 올해 들어 작은아이하고 빗길 자전거를 꽤 즐겼는데, 빗길에서는 비내음으로, 볕길에서는 볕내음으로, 밤길에서는 밤빛으로 느긋하게 들바람을 쐰다. 그동안 자전거를 숱하게 달렸는데 “자전거 타기 좋은 날씨”라고 말한 적은 잦아도 “자전거 타기 좋은 하늘”이란 말은 해본 적이 드물지 싶다. 그래, 하늘을 보고 달리는 길이지. 하늘을 보면서 바람을 마시고, 하늘을 마시며 살아숨쉬는 기운을 북돋우고, 하늘로 북돋우면서 오늘이 반갑다. 《말도 안 돼!》는 어린이책을 오로지 어린이책으로 아끼려는 숨결이 언제 어떻게 누구한테서 비롯하면서 퍼졌는가 하는 대목을 들려준다. 옮김말은 영 아쉽지만, 이런 그림책도 있구나 싶어 놀랍다. 책장사로 돈을 벌 마음도 있지만, 언제나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면서 책으로 놀이하는 마음을 건사하려고 했기에 삶터를 바꾸고 삶길을 새로 열었을 테지. 무늬로만 책이 되지 않는다. 겉모습으로만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속살로 책이 되고, 속사랑으로 이야기가 된다. 예쁜 척하는 글이나 그림으로는 어린이책일 수 없다. 무엇보다 이 나라에서는 입시지옥을 걷어치우면서 참사랑·참마음을 가꾸는 손길이어야 어린이책이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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