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18.


《시애틀 추장》

 수잔 재퍼스 글·그림/최권행 옮김, 한마당, 2001.7.10.



어느덧 논마다 농약을 엄청나게 뿌려대는 철이다. 이곳도 저곳도 농약바람이다. 때로는 경운기를 끌고서 뿌리고, 때로는 드론을 띄워서 뿌린다. 숨을 쉴 틈이 없도록 시골은 온통 농약바람이다. 이 농약바람이 부는 곳에서 누가 숨을 쉴 만할까? 새도 풀벌레도 나무도 숨이 막히지만, 바로 사람 스스로 숨이 막히지. 먹고살아야 하니까, 벌레가 꼬이니까, 더 거두어야 하니까, 이래저래 농약을 뿌리는데, 이 농약을 뿌린 자취는 얼마 안 된다. 박정희 군사독재가 농협을 앞세워 새마을바람을 일으킬 적부터 농약을 썼고, 이때부터 농약은 돈벼락을 맞고 농약을 다루는 온갖 곳이 떼돈을 거머쥐었다. 《시애틀 추장》을 오랜만에 다시 본다. 우리는 시애틀 슬기님 이야기를 얼마나 알아듣는 삶일까. 시애틀 슬기님이 남긴 말을 곳곳에서 다루거나 쓰기는 하되, 정작 삶으로 새기거나 맞아들이면서 삶부터 갈아엎는 길하고는 동떨어지지 않을까. 흙을 어떻게 가꾸고, 돌림앓이가 퍼질 적에 어떻게 하며, 아이를 어떻게 가르치고, 어른으로서 어떤 살림길을 다스릴 적에 스스로 즐겁고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운가 하는 대목을 헤아려야지 싶다. 우리가 사람이라면, 우리가 어른이라면, 우리가 언제나 웃고 노래하면서 어깨동무를 하고 싶다면.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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