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16.


《플로라 플로라, 꽃 사이를 거닐다》

 시부사와 다쓰히코 글/정수윤 옮김, 늦여름, 2019.7.15.



구름이 살짝 걷힌다. 빨래를 하자. 한여름에 해가 이렇게 적은 철은 드문 일인데, 이러한 날씨를 읽는 이웃님이 늘어나면 좋겠다. 모든 날씨는 우리 바람대로 흐른다. 우리 마음이 하늘에 닿고, 하늘에 닿은 생각이 모여 비가 되거나 구름이 되거나 쨍쨍한 파란빛이 내리쬐는 하루가 된다. 그런데 왜 옛날에 가뭄이나 큰물이 지곤 했을까? 사납고 못된 임금붙이·벼슬아치·돈쟁이한테 시달리던 사람들이 미움·슬픔을 하늘에 띄우면서 그런 일이 불거졌지 싶다. 임금붙이·벼슬아치·돈쟁이는 가뭄이나 큰물에 무엇을 했을까? 이때에 여느 여름지기를 돕거나 보살핀 길을 갔을까? 아니다. 그들은 사람들 살림이 힘들수록 더 못되게 굴 뿐이었다. 오늘날 정치판이나 문화판도 매한가지라고 느낀다. 다들 ‘자리’를 잡으면 혼자 움켜쥐려고만 든다. 《플로라 플로라, 꽃 사이를 거닐다》를 조용히 읽는다. 빨래를 함께 널 적에 큰아이가 쇠딱따구리를 보았다. 마당 후박나무 가지를 콩콩 뛰듯 가볍게 날면서 톡톡 쫀다. 나무 사이를 나는 새. 꽃 사이를 거니는 어린이. 어른이 어른다우려면 구름 사이를 노닐고, 숲 사이를 춤출 줄 알 테지. 돈·이름·힘 사이가 아닌, 나무·꽃·구름 사이에서 활짝 웃는 사람으로 살아가면 늘 맑게 사랑을 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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