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고양이 1
네코마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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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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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고양이 1》

네코마키

오경화 옮김

미우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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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바보야! 넌 저 인간들에게 이용당하는 것도 모르니?” “하지만 밥도 주고, 되게 잘 해주는걸.” “쟤들이 왜 우리를 보살펴 주겠니? 그건 우리가 쟤들한테 귀중한 장사도구이기 때문이야! 게다가 쟤들이 왜 제 새끼들을 빈번하게 동물원에 데려오는 줄 알아? 자신들이 이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생물이며 세계의 지배자라고 어릴 때부터 교육시키기 위해서라고!” (52쪽)

- “눈 오는 날은 그냥 동물원 좀 닫을 것이지.” “그러게 말이야. 이렇게 추운 날은 손님들도 집에서 안 나올걸?” “동물원 식구들도 우리에 틀어박혀서…….” (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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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마키’라는 이름으로 가시버시 두 사람이 함께 고양이 만화를 그린다고 합니다. 사람 곁에서 지내는 고양이 삶자락을 제법 그럴듯하게 그려내는구나 하고 여기면서도, ‘사람 곁에 굳이 머물지 않는’ 고양이나 숲짐승이나 들짐승 삶자락은 이냥저냥 스쳐 지나가는 듯하구나 싶어요. 고양이를 좋아해서 고양이를 즐겨그린다고 하지만, ‘사람한테 기대려는 고양이’를 즐겨그릴 뿐, 들넋이나 숲넋으로 스스로 삶길을 헤아리는 고양이한테 다가서기는 만만하지 않겠지요. 큰고장 한복판에서 살 적에는 더더욱 그러할 테고요. 《동물원 고양이》는 그림감이나 줄거리를 재미나게 엮었다고 느낍니다. 다만, 숱한 짐승을 쇠사슬이나 쇠우리에 가두는 곳을 놓고서 어떻게 뼈대를 잡으면 좋을는가까지는 못 헤아리네 싶어요. ‘동물원’이란, 짐승을 ‘구경거리’로 삼아서 ‘길들이’는 곳이로가까지는 아는구나 싶으면서도, 여기에서 생각을 멈추고, 그냥그냥 집고양이 여럿이 귀엽고 앙증맞게 얼크러지는 쪽으로 흐르기만 합니다. 어쩔 길이 없기도 하겠지만, 이러한 만화라고 해서 나쁘다고는 여기지 않습니다만, 어쩐지 심심하면서 뭔가 빙빙 두르거나 발을 빼는 몸짓이 아니랴 싶어요. 아무래도 우리 스스로 들사람 들빛을 잊은 탓이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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