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12.


《수학에 빠진 아이》

 미겔 탕코 글·그림/김세실 옮김, 나는별, 2020.1.7.



헌 자전거 앞바퀴를 떼었다. 얼추 스무 해쯤 타는 내 자전거 앞바퀴하고 바꾸었다. 한동안 둘이 안 맞더니 이제 슬슬 맞아 준다. 오래도록 다리가 되어 주는 자전거는 포옥 한숨을 쉬더니 “너 있잖아, 곧 살림을 펴면 새 바퀴를 달아 줘? 알겠니?” 하고 속삭인다. 내가 타는 자전거는 큰아이한테 먼저 물려주고, 큰아이가 키가 껑충 자라면 탈 자전거를 따로 장만해서 미리 내가 타면서 길을 들여 놓아야 할 텐데, 아직 새 자전거를 장만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작은아이는 샛자전거를 탈 만하기에 셋 아닌 둘이서만 자전거마실을 한다. 해가 쨍쨍하건 비가 오건 아랑곳않는다. 큰아이하고 여태 비자전거 눈자전거 바람자전거 해자전거를 실컷 누렸으니, 비를 머금는 자전거를 작은아이랑 함께 누린다. 집으로 돌아오니 큰아이는 낮잠. 작은아이랑 같이 밥을 한다. 이러고서 씻고 쉰다. 《수학에 빠진 아이》를 읽는다. 줄거리도 이야기도 좋은데, “자전거에 빠진 아이”나 “놀이에 빠진 아이”나 “이야기에 빠진 아이”나 “걸음에 빠진 아이”나 “숲에 빠진 아이” 같은 이야기를 꾸러미로 엮으면 재미있겠네 싶다. 아이한테 스스로 마음에 드는 길을 얼마든지 갈 만하다는 노래를 들려준다면 오늘 이 하루란 언제나 빛나는 웃음꽃이 되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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