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11.


《어느 베를린 달력》

 박소은 글, 정한책방, 2019.8.8.



아직 마감하지 못한 글꾸러미를 어루만진다. 하루하루 마감이 밀리면서 짐이 불어나는 듯한데, 어쩐지 서둘러 매듭짓지 못한다. 마음이 몸한테 말을 건다. “마감을 빨리 끝내서 넘기고 싶니, 온사랑을 실어 두고두고 읽힐 이야기로 엮어서 띄우고 싶니?” 틀림없이 날에 맞출 노릇이면서 온사랑을 실어야겠지. 혼자 책읽고 글쓰며 산다면 마감을 못 맞출 일이 없다. 살림짓고 글결을 여미자니 요일도 주말도 모르며 지내는데, 이런 핑계를 달지 않으면서도 글길이 고르게 나아가고 싶었으나, 한 가지 마감이 안 되니 다른 마감도 줄줄이 밀린다. 《어느 베를린 달력》을 이웃 출판사 대표님이 건네주셨다. “‘이숙의’라고 아나?” 하고 묻기에 “혼자 아이를 낳아 돌보며 학교에서 가르치신 분 아닙니까? ‘삼인’ 출판사에서 《이 여자 이숙의》가 나오기도 했고요. 아름다운 책이었지요.” 하고 얘기하니, “어, 좀 아네? 이 책이 그분 따님이 쓴 책이다. 자, 그럼 네가 읽어 봐라.” 어머니한테서 듬뿍 받은, 아버지는 없었어도 어머니가 온사랑을 그러모아 여민 사랑으로 자란, 그러한 바람결이 물씬 흐르는 ‘베를린살이’ 이야기를 읽는다. 빠른길도 느린길도 아닌, 사람길이란 눈으로 하루하루 살아내려고 하는 발걸음을 차곡차곡 맞아들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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