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당나귀 느림보 그림책 21
김예인 글.그림 / 느림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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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41


《작은 당나귀》

 김예은

 느림보

 2010.2.4.



  저는 집에서 일하니 ‘아침에 집을 비우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나날’을 보내지 않습니다. 하루 여섯 시간이나 여덟 시간을 재서 일하지 않아요. 하루를 여는 때는 으레 새벽 두세 시요, 열두 시 무렵에 일손을 쉬며 등허리를 펴고 집살림을 돌보다가 저녁 즈음 다시 일손을 잡는데, 아이들을 재우며 같이 눕거나 조금 더 일손을 잡다가 꿈나라로 갑니다. 길에서 흘리는 틈이 없으니 한결 오래 일하고, 길에서 부대끼며 고단하지 않으니 더욱 튼튼히 일합니다. 지난날에는 누구나 집 안팎에서 일하며 마음이며 몸이 홀가분했어요. 오늘날에는 으레 집을 떠나 바깥에서 한참 맴돌며 복닥이느라 지치지요. 《작은 당나귀》는 고단하거나 지친 마음에 흐르는 빛살을 담아내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선뜻 걸음을 더 내딛지는 못해요. 고단하거나 지쳤으면서 큰고장 울타리나 톱니바퀴를 좀처럼 털지 못합니다. 꼭 시골로 가야 살 만하지 않아요. 작은고장도 좋고, 큰고장이라 하더라도 쳇바퀴 아닌 스스로 하루를 짓는 걸음이면 돼요. 안 크고 안 넓어도 되니, 마당이며 텃밭이 있는 살림집을 헤아리면 좋겠습니다. 안 심어도 되니 들풀이 돋아 들꽃이 필 빈틈을 두는 살림집을 찾으면 좋겠어요. 안 기운차도 되니, 첫발을 들판으로 내딛어 봐요. 찬찬히.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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