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6.28.


《미기와 다리 1》

 사노 나미 글·그림/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19.7.31.



우수수 떨어진 매화알을 본다. 노랗게 익어가는 매화알은 봄에 핀 꽃하고 닮은 냄새를 퍼뜨린다. 하얗다가 푸르다가 노오랗게 여러 모습인 셈인데, 해마다 새로운 빛으로 무럭무럭 큰다. 우리가 나무 곁에서 살아가는 줄 안다면 나무처럼 해마다 새로운 빛으로 무럭무럭 자라는 숨결을 확 퍼뜨릴 만하지 싶다. 《미기와 다리》 첫걸음을 읽는다. 퍽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외톨집에서 자라야 한 짝둥이 이야기이네. 마음은 둘이면서 마치 한몸처럼 움직이는 짝둥이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 어머니 죽음을 갚는 길을 가고 싶을까. 둘이서 서로 아끼며 살림을 짓는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싶을까. 언뜻 보자면 놀랍기도 하지만,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안쓰럽네 싶다. ‘만화이니까, 만화에 나오는 얘기이니까’ 하고만 여기기 어렵다. 참말로 적잖은 아이들은 사랑이라는 손길을 모르는 채 어머니나 아버지하고 떨어져 자라야 한다. 이 나라는 무척 오래도록 ‘아기 장사’를 했다. 아이는 돈있는 집에 가야 넉넉하거나 즐겁게 자라지 않는다. 아이는 상냥하며 즐거운 집에 가기에 비로소 넉넉하면서 즐겁게 배우고 자란다. 나라도 학교도 마을도, 누구보다 우리 스스로 이 대목을 자꾸만 잊는 오늘날이라고 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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