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시렁 353


《귀여운 쪼꼬미》

 김수정 글·그림

 서울문화사

 1990.9.1.



  오늘날 배움판에서 제대로 다루는 한 가지라도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성교육’은 더더욱 엉망이지 싶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성교육 :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성에 관한 올바른 지식을 갖도록 하는 교육 ≒ 성욕 교육’으로 풀이하는데, 참 끔찍합니다. 자라나는 어린이·푸름이한테 ‘지식’을 가르친대서 얼마나 잘 받아들이면서 헤아릴까요? ‘앎’이 되도록 살필 노릇입니다만, ‘앎’에 앞서 ‘삶·살림’으로 어깨동무하는 길을 스스로 누리고 몸소 움직이면서, ‘사랑’이란 길을 참답고 착하며 곱게 여미는 즐거운 하루가 되도록 북돋아야겠지요. 다시 말해 ‘삶·살림·사랑’을 ‘기쁨·참·착함·고움’으로 여미어 나누는 보금자리나 마을일 적에 온누리가 환하면서 포근하리라 생각해요. 《아기 공룡 둘리》로 엄청나게 사랑받은 김수정 님은 이윽고 《일곱 개의 숟가락》이며 《귀여운 쪼꼬미》 같은 만화책을 그렸습니다. 어린이한테서 받은 사랑을 어린이한테 돌려주려는 뜻으로 ‘어른이 슬기로운 사랑을 보여줄 길’이라면 ‘쪼꼬미’ 이야기라면 어울리겠다고 여겼다지요. 살을 섞는 길을 다루는 성교육이 아닌, 마음이 마주하면서 빛나는 사랑을 그릴 적에 비로소 집·마을·나라랑 학교 모두 달라지리라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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