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9. 넋밥


작은아이하고 자전거를 달리다가 논자락에 떼로 내려앉은 노랑왜가리를 보았습니다. “아버지, 저 새들은 다 노래? 저 새는 이름이 뭐지? 왜가리 같은데, 노란 왜가리인가?” 작은아이가 문득 놀라며 외친 말대로 ‘노란왜가리·노랑왜가리’라 이름을 붙이면 쉽게 알아보겠구나 싶습니다. 찰싹 달라붙으니 반가운 사람이 있다면, 찰거머리마냥 달라붙어 싫거나 미워 꺼리고픈 사람이 있습니다. 자꾸 들러붙으면서 피를 빨아먹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어느 한 가지를 끈덕지게 매달리면서 끝까지 해내려는 사람이 있어요. 같은 낱말이나 이름이지만, 우리 나름대로 어떤 마음이 되느냐에 따라 쓰임새도 결도 확 바뀝니다. 마음에 밥이 되는 말이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 사랑이란 마음이 되니 넋밥에 사랑이 흘러요. 깐깐하게 굴어야 할 때가 있다면, 좀 까다롭지 않아도 되는 때가 있어요. 조여야 할 때가 있듯이 단단하지 않아도 되는 때가 있어요. 앙칼지게 말해도 못 알아듣는다면, 뾰족한 말씨를 거두어 봐요. 매섭게 구니까 달아날는지 모르지만, 상냥히 굴어도 달아날 사람은 달아나겠지요. 따박따박 되새깁니다. 똑부러지게 살림을 건사합니다. ㅅㄴㄹ


노랑왜가리 ← 황로

거머리·거머리질·거머리짓 ← 스토커, 스토킹, 파파라치, 밀착, 고착, 흡착, 편승, 접근, 근접, 열중, 몰입, 골몰, 몰두, 탐하다, 탐내다, 탐욕, 탐욕적, 착취, 착복, 강탈, 수탈, 약탈, 갈취, 절취(竊取), 포식(捕食), 집념, 집착, 친(親)-, 추종, 추종자, 기생(寄生), 기생충

넋밥·마음밥·사랑밥 ← 정신의 양식, 소울 푸드

까다롭다·깐깐하다·꿈쩍않다·옴짝않다·조이다·단단하다·굳다·따갑다·따끔하다·따박따박·똑부러지다·또박또박·딱딱하다·매섭다·맵다·모질다·무섭다·차갑다·뾰족하다·앙칼지다·무뚝뚝하다 ← 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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