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6.27.


《엄마가 만들었어》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3.5.8.



집으로 돌아온 저녁. 순천서 고흥으로 들어오는 시외버스가 참 많이 사라졌다. 고흥에서 순천이나 광주 가는 시외버스도 그동안 꽤 줄었고, 고흥서 목포나 장흥 가는 시외버스는 아예 사라졌는데, 시골에서 시골을 잇거나 시골에서 이웃 고장으로 가는 버스길은 꽤 빠르게 줄거나 사라진다. 자가용으로 다니는 사람은 모르겠지. 아니, 버스 타지 말고 자가용을 사라는 뜻이리라. 옆마을이나 옆고장으로 가는 버스가 이렇게 줄거나 사라진다면, 시골로 와서 누가 살 만할까. 어린이·푸름이는 자가용을 못 몰고, 나이든 할매할배도 자가용 몰기 힘들다. 이런 얼거리를 쳐다보지 않고서 ‘귀농·귀촌 정책’을 편다는 지자체는 우습기만 하다. 《엄마가 만들었어》가 나온 지 꽤 되었다. 꾸준히 사랑받는 그림책일 테지. 어머니가 아이를 그리며 짓는 포근한 살림길을 담아내는 아름책이라 할 만하다. 어머니는 ‘돈·이름·힘’이 아니라 ‘즐겁게 웃는 얼굴이며 손길이며 마음’으로 아이를 돌보려 한다. 집안에 살림돈이 적기에 집안이 어둡거나 힘들지 않다. 지자체나 나라에 돈이 적어서 지자체나 나라가 힘겹지 않다. 삶을 바라보는 따사롭고 넉넉한 눈빛을 밝힐 적에 비로소 아름마을이요 아름고장이 되겠지. 삽질 아닌 사랑이 서로 살린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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