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6.22.


《한국영화 표상의 지도》

 박유희 글, 책과함께, 2019.10.27.



4월에 첫 매화알을 훑었고, 알이 더 굵기를 기다려 5월에 두벌 매화알을 훑었다. 바야흐로 6월에 세벌 매화알을 훑는다. 4월보다는 5월에, 5월보다는 6월에 매화알이 굵다. 6월 매화알은 오얏만큼 굵다. 맨발로 나무타기를 하면서 훑었다. 목에 천바구니를 걸고서 나무를 몸으로 감싸듯이 안고서 슬슬 오른다. 맨발에 웃통을 벗고서 나무를 쓰다듬는다. 나무가 찰랑찰랑 춤추면서 반긴다. 목걸이 삼은 천바구니가 매화알로 묵직해서 목이 아프면 나무 밑에 있는 작은아이를 불러서 비워 달라고 이른다. 아침볕을 누리면서 작은아이하고 매나무랑 놀았다. 꽃나무는 꽃그늘이 사랑스럽다면, 열매나무는 열매를 훑으려고 타고오르면서 개구쟁이가 된다. 《한국영화 표상의 지도》는 한국영화를 몇 갈래 눈길로 바라보면서 읽어낸다. 뜻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다룬 책이 아예 안 나오지는 않지만 다들 먼나라 이론에 짜맞추려고만 하니까. 그렇다고 이 책이 쉬운말이나 삶말로 영화를 풀어내지는 않는다. 빠뜨리는 영화도 많다. 아무래도 ‘역사인문’이란 눈으로 읽자니 삶자리하고는 좀 먼 이야기가 되지 싶은데, 비평도 논문도 ‘아이랑 함께하는 길’로 바라보면 좋겠다. ‘아이랑 읽는 영화’란 눈길이라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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