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43


《Three Gay Tales from Grimm》

 Grimm 글

 Wanda Gag 그림

 Coward McCann

 1943.



  일제강점기를 보내야 하는 동안 참 많은 분이 여러모로 나라살리기에 온힘을 다했습니다. 군홧발에서 벗어나려면 총칼을 쥐어야 한다고 여긴 분, 새길을 배우고 가르치는 터를 닦아야 한다고 여긴 분, 어린이가 꿈별인 줄 헤아려 누구보다 어린이가 누릴 이야기에 마음을 기울인 분, 이 나라가 스스로 서려면 흙살림꾼이 슬기롭고 씩씩해야 한다고 여겨 시골마을에서 조용히 흙을 일구는 길을 나누는 분이 있었어요. 이때에 정치나 문학이나 예술이나 경제나 종교를 한 분이 있을 텐데, 먼먼 옛날처럼 수수하게 살림을 짓고 아이를 돌보면서 사랑을 물려준 분이 가장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Three Gay Tales from Grimm》은 ‘그림(Grimm)’ 님이 남긴 글에 그림꽃을 입혀서 선보인 그림책입니다. 1920년대부터 그림책을 내놓은 완다 가그 님인데요, 미국도 그즈음은 살림이 썩 좋지는 않았을 테지만 오직 어린이를 헤아려 그림책을 일군 반짝이는 눈빛이 있었네 하고 새삼스레 생각합니다. 비록 일제강점기에 한국에서 나온 그림책은 없다시피 하지만, 수수한 어버이는 수수한 옛이야기로 아이를 키웠겠지요. 그나저나 이 그림책은 ‘주한 용산 미군기지’에서 오래도록 사랑받다가 헌책집에 나왔더군요. 한국은 군부대에 그림책을 둘 수 있나요?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