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44


《The little CHINA PIG》

 Dorothy Dickens Rawls

 Rand McNally

 1949.



  여기에 돼지가 있답니다. 여느 돼지라면 네발로 설 텐데, 이 돼지는 두발로 서는군요. 여느 돼지라면 진흙으로 몸을 씻고 숲을 뒹굴며 꽃내음을 맡을 텐데, 이 돼지는 저고리를 걸치고 나비댕기를 하고서는 방긋 웃음짓는군요. 여기에 있는 돼지는 무엇을 바라볼까요? 이 돼지는 무엇을 바랄까요? 누가 이 돼지를 눈여겨보거나 알아볼까요? 누가 이 돼지하고 동무하면서 하루를 즐겁게 열고 닫을까요? 《The little CHINA PIG》는 조그마한 돼지하고 자그마한 아이가 만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다만, 조그마한 돼지는 꼼짝을 안 해요. 한결같은 모습으로 얌전히 설 뿐입니다. 그런데 돼지 머리에 작게 홈이 있군요. 무슨 홈인가 하고 들여다보니, 아하 쇠돈을 땡그랑 넣는 홈이에요. ‘돼지돈그릇’이었어요. 돈그릇인 ‘중국 돼지’는 방긋 웃음짓는 저고리차림으로 미국 어느 마을 가게에 얌전히 있었답니다. 함께 웃고 같이 노래할 상냥한 어린 동무를 기다렸다지요. 어린이는 중국 돼지랑 어떤 마음을 속삭일 만할까요. 중국 돼지는 미국 어느 작은 마을 조그마한 아이하고 어떤 생각을 나눌 만할까요. 미국은 긴 싸움판이 끝나고 아이들한테 작은 그림책으로 새빛을 들려줍니다. 한국은 이즈음 아이들한테 무엇으로 어떤 새빛을 그려 보였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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